미래도시에서 무분별한 자살을 방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상담을 해주는 안락소(安樂所)를 만들었다. 최종적으로 안락사는 신청서를 제출하고 상담을 하고 난 후 결정된다. 안락소 미래도시 북부지부. 독거가장 허문해는 안락소에 들어간다. 안에는 여고생, 배우, 목사, 사모님, 개모친 등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붐비고 있어서 좀 놀란다. 3년 전 문해가 운영하는 공장에 투자하겠다며 접근한 여자와 내연관계로 발전하여 가정에 소홀했다. 그녀는 모든 돈을 빼들고 달아났고, 아내와 아들은 그를 떠나버렸다. 사는 게 의미가 없다. 안락소에서 신청서를 작성하고 기다리다 나미래라는 화사한 모습의 담당자를 만났다. 상담은 3단계로 진행되고 그 첫번째가 유서를 작성하고 깔끔히 집 정리를 하고 인증샷을 찍어오라고 한다. 집에 돌아와 짐을 정리하였다. 잡동사니들을 버리니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낡은 앨범을 보니 눈물이 난다. 가족사진만은 꺼내두고 앨범도 버렸다. 다음은 유서를 써야 하는데 뭘 써야 할지 모르겠다. 예전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고 잘못 살아온 것이 후회가 밀려온다. 아내와 아들에게 용서의 글을 적다가 엎드려 잠이 든다. 다시 안락소를 찾았다. 두 번째 할 일은 영정사진을 찍어오라고 한다. 목욕도 하고 이발도 하고 멋진 모습을 남기라고 권한다. 그리고 유골을 뿌릴 장소를 찾아보라고 한다. 다음날 목욕탕에 가서 묵은 때를 밀어내고 이발을 했다. 기분이 좋아졌다. 말끔해진 모습을 거울로 비춰보니 웃음이 지어진다. 그리고 가까운 남산 팔각정에 갔다. 꽃과 나무들이 이렇게 아름다운지 몰랐었다. 마지막으로 안락소에 갔다. 처음 안락소에 들어왔을 때 봤던 몇몇 사람들이 대기실에 앉아 있다. 대기실에서 서로 이야기를 하게 된다. 사연 많은 사람들. 무언가 동병상련의 느낌이 들었다. 나만 힘들었던 게 아니었다. 모든 사람들이 다 사정이 있고 자기 인생과 싸우고 있었다. 이제 마지막 미래씨와의 상담. 문해는 후회와 미안함이 밀려온다. 한 일이 없다. 할 일이 남았다. 조금 더 살아야 할 것 같다. 죽기 전에 남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나래씨가 미소를 짓는다.